존윅4는 단순한 액션 블록버스터를 넘어선 서사 중심 영화로, 키아누 리브스가 연기한 존 윅이라는 인물의 감정과 운명이 깊이 있게 펼쳐지는 작품입니다. 이번 영화는 시리즈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면서, 그동안 축적된 내적 갈등과 주변 세계와의 관계를 정리하며, 인물의 선택과 희생이라는 주제를 진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본 리뷰에서는 존윅4의 서사 구조를 중심으로 기승전결의 흐름, 이야기의 전환점, 그리고 인물의 감정선을 심도 있게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승전결로 본 존윅4의 이야기 흐름
존윅4는 명확한 기승전결 구조를 따릅니다. '기'에서는 존 윅이 전작에서 살아남은 이후의 상황이 드러나고, 여전히 고독과 복수심 속에서 살아가는 그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단계에서 존은 프랑스 파리, 일본 오사카, 독일 베를린 등 세계 각지에서 다시 한 번 적들과 마주하게 되며, 세계의 질서를 지배하는 '하이 테이블'에 대한 도전이 시작됩니다. 이 시점에서 존의 목표는 단순한 생존이 아닌,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싸움으로 전환됩니다. '승'에서는 본격적인 갈등이 고조됩니다. 일본 오사카에서의 전투 장면은 존의 과거 동료들과의 관계를 드러내며 감정적으로 복합적인 상황을 만듭니다. 일본의 호텔 매니저 시마다와의 관계, 딸을 보호하기 위한 아버지의 희생 등은 단순한 액션 이상의 깊이를 보여줍니다. 이 과정에서 존은 자신의 존재가 주변 인물들에게 끼치는 영향에 대해 점차 자각하게 되며, 복수심과 인간적인 정 사이에서 고민합니다. '전'에서는 영화의 전환점이 명확히 드러납니다. 독일 베를린에서 펼쳐지는 카지노 장면과 하이 테이블 멤버들과의 대립은 이야기의 중추를 이룹니다. 존은 과거의 빚을 청산하기 위해 독일 범죄 조직과 손을 잡고, 새로운 결투 규칙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 결투는 단순한 육체적 싸움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걸고 싸우는 일종의 정신적 결단을 의미합니다. 이 시점에서 존은 단순한 살인 기계가 아닌, 자기 의지로 자유를 선택하는 인물로 변화합니다. '결'에서는 프랑스 파리의 몽마르트르 언덕에서 치열한 결투가 펼쳐지며, 서사의 절정에 도달합니다. 이 장면은 시리즈 전체를 마무리짓는 클라이맥스로, 존과 케인의 최후 결투는 단순한 승패가 아닌, 각자의 선택과 자유의지를 드러내는 순간입니다. 최종적으로 존은 자유를 얻기 위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듯한 결말을 맞이하며, 이야기는 비극성과 완결성을 동시에 획득합니다.
전환점에서 드러난 인물의 선택
존윅4의 서사 전개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전환점’에서 인물의 내면 변화가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특히 독일 카지노 장면은 단순한 장소의 전환이 아니라, 존의 정신적인 결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기능합니다. 그는 과거의 조직에 다시 가입하고, 스스로 결투의 룰을 받아들이며, ‘살아남기 위한 싸움’에서 ‘죽음을 감수하는 자유의지’로 이동합니다. 이 선택은 존의 캐릭터에 있어서 가장 큰 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는 시리즈 초반부에서는 아내의 죽음 이후 복수를 위해 싸우는 비극적 인물로 시작했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성찰하고, 타인의 자유와 생명에 대한 책임까지 고민하는 인간으로 변화합니다. 특히 케인이라는 캐릭터는 존의 거울 같은 존재로, 서로를 죽여야만 하는 비극적인 운명을 공유하면서도 우정과 연민을 보여줍니다. 또한, 하이 테이블과의 대립 구도 속에서 존은 단순히 강한 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에 저항하는 개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는 죽음마저 자신의 방식대로 맞이하고자 하며, 이는 영화 전체에 걸쳐 반복되는 ‘선택’과 ‘희생’의 주제를 강하게 부각시킵니다. 이러한 전환점의 활용은 단순한 이야기 진행을 넘어서, 서사의 깊이와 인물의 입체감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존 윅의 감정선과 비극적 아름다움
존윅4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주인공 존 윅의 감정선에서 비롯됩니다. 키아누 리브스는 극도의 절제된 연기 안에서, 극도로 고통받는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존은 아내를 잃은 슬픔, 수없이 반복된 전투 속에서의 피로, 그리고 점차 소중한 사람들까지 잃어가는 무력감에 시달립니다. 이러한 감정선은 화려한 액션 장면 속에서도 끊임없이 관객에게 전달되며, 영화가 단순히 폭력적인 장르에 머무르지 않도록 합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존이 자신이 선택한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은 큰 울림을 줍니다. 그것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라, 자유와 안식을 얻는 과정이며, 시리즈 전체의 주제를 관통하는 순간입니다. 감정적으로도 클라이맥스에 해당하는 이 장면은, 이전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복수 중심의 단선적인 감정보다 훨씬 복잡하고 풍부한 정서를 품고 있습니다. 존 윅은 비극적 영웅의 전형으로 자리잡았으며, 관객들은 그를 단지 ‘강한 남자’가 아니라, 상실과 슬픔, 그리고 존재에 대한 고뇌를 안고 싸우는 인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선의 깊이는 영화의 예술적 가치마저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며, 존윅4가 단순한 액션영화로 분류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비극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적인 고뇌와 아름다움은, 이 작품이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해줍니다.
존윅4는 단순한 속편이 아니라, 시리즈 전체를 마무리하는 대서사시입니다. 기승전결의 완성도, 강력한 전환점의 활용, 그리고 감정선의 깊이는 이 작품을 단지 액션으로만 분류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키아누 리브스는 이 영화를 통해 존 윅이라는 캐릭터를 영원한 상징으로 완성했으며, 관객들에게는 단순한 즐거움 이상의 깊은 울림을 선사했습니다. 영화를 이미 본 관객이라면 다시 한 번 되새겨보기를, 아직 보지 않은 분들이라면 꼭 극장 혹은 OTT로 감상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